재판이혼과 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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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상담 작성일09-12-09 19:05 조회2,77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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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한달간 혼자 속으로만 끙끙 앓다 답답한 마음에 이렇게 적습니다.
워낙 글 재주가 없어서 털어 놓기도 난감하네요..
제가 어머니에 대한 아버지의 폭력을 처음 실감한 건
초등학생 4학년,동생이 2학년일때부터 입니다.
제가 기억하는 그 때를 시작으로 여지껏 아버지는 폭언과 협박은 물론이며,수시로 어머니를 폭행하시거나
집안의 물건들을 깨 부숴버리는 등 그 행동에 한 치의 변함이 없으셨습니다.
최근 새벽 3~4시경에 뭐가 깨지는 소리가 나서 밖으로 나와보니 집안은 이미 엉망이고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폭언을 퍼붓고 계시더군요.
그러다 결국 또 어머니의 머리에 폭력마저 가하자
저는 바로 밖으로 뛰어 나와 말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불손한 눈초리로 쳐다보며 이를 간다며 본인은 아버지한테
그런 적이 없는데 네가 무슨 짓이냐며 제게 폭언을 퍼붓다 끝내 제 목까지 졸랐습니다.
본인이 할아버지를 존경했다는 이유로
어머니는 물론 모든 가족들에게 10여년이 넘게 수시로 폭언과 폭력을 퍼부어 정신마저 피폐하게 만든 본인이
존경 받는 게 마땅하다는 건 억지가 아닐까요..
본인의 잘못은 돌아 볼 생각도 않고 무조건 남 탓만 하는 아버지에게
자식된 도리로 아버지에게 느끼면 안되는 감정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더 할 수 없는 혐오스러움과 염증을 느꼈습니다.
덧붙여 이때까지만 해도 술 기운은 전혀 없으셨습니다.
그 후 맥주를 반병 마시더니 집안의 창과 모든 가구,집기 화장실까지
때려 부수고 밖으로 나가 두 병의 맥주를 더 들고 들어 와 마시셨습니다.
그 후 한참 언쟁이 오가고, 아버지께선 집을 불태워 버리겠다며 라이터로 옷가지에 불을 붙여
제가 수건에 물을 적셔 뒤를 따라다니며
수습하다 이모와 친할머니를 부르러 밖으로 나갔고.
그렇게 새벽부터 오후까지 몇 시간동안 계속 된 상황 끝에 어머니가 경찰서와 소방서에 신고를 하셨습니다.
역시나 경찰은 와서 저희 모녀를 놀이터에 데리고 가 시간만 때우다 돌아갔고,
아버지는 저희 모녀에게 다시 눈에 띄이면 죽여 버리겠다며 밖으로 내쫓았습니다.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저희를 태우고 떠나려는 이모의 차량 앞을 가로 막고
한참을 폭언과 협박을 퍼붓더군요. 그 때 혈육에 대한 남아 있던 미련을 모두 버렸습니다.
그리곤,이모댁으로 가서 그 전날 친구집에서 있던 동생을 불러다
어머니와 며칠 간 지냈습니다.저는 이 때가 몸은 불편하더라도 마음이 편해서 살 것 같았습니다.
며칠 뒤, 집으로 와서 깨진 유리며 가구를 정리하라는 아버지의 전화에
다시 집으로 들어 오게 됐습니다.
이 때, 이혼 이야기도 나왔었는데 흐지부지 됐고..
어머니는 법원에서 나오자마자 아버지가 따라 와 우리 모두를 죽일거라며 잔뜩 겁을 먹으셨습니다..
오랜 세월 자식때문에 참고 사느라 남편에게 겪은 폭언과 폭력이..
우리 엄마를 이렇게 가엾게 만들었나 싶어서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이혼 할 때 필요 할 것 같아서 당시 집안의 모습은 모두 필름카메라로 찍어 두었습니다.)
제 어머니 참 불쌍하고 고생만 잔뜩 하신 분이십니다.
저와 동생이 어릴 적엔 시댁식구들이 안방에 문을 걸어 잠그고는
빙 둘러 싸고 앉아 어머니가 외가에서 돈을 안 가져 온다며 할퀴고 꼬집으며 폭언을 퍼부었고,
고모들은 젖먹이 동생이 있는 어머니에게 놀러 간다고
친척언니,동생을 맡기고 제사 준비 등
궂은 일은 이 날 이 때까지 모두 어머니에게 떠 안기셨습니다..
그리고 7년 전 어머니가 본인 명의로 따로 창업을 하시고
(외가의 돈과 공동재산인 집을 담보) 가게의 특성상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시며
학생이였던 저희들의 아침식사며 뒷바라지까지도 도맡아하셨습니다.
이 이야길 전부 들으며 엄마를 부둥켜 안고 한참 울었습니다. 너무 억울하고 가슴이 답답하고 죄송해서요.
우리 엄마가 왜 이렇게 사셔야 하나.
자식들이 짐이 되어 이걸 다 참고 견디셨을 걸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합니다.
저희가 집에 다시 들어 온 그 순간부터 아버지 모르게
이혼을 하고 다른 곳으로 가서 창업 할 계획을 짰습니다
정말 이젠 엄마를 위해 죽을 각오로 살아야죠.
그러나 어머니는 또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전과 같은 생활을 찾아 가며
떠날 의욕이 사라지시는 것 같아 눈 앞이 깜깜하고 불안합니다..
저도 이제 갓 스무살인 사회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나이인지라
뭘 먼저 해야 할 지.
여기서 어떻게 하면 하루라도 빨리 벗어날 수 있을 지 잘 모르겠습니다..
자식들 때문에 참고 사느라 어머니가 겪어야 했던 이런 모든 끔찍한 일들때문에
죄책감으로 하루하루 가슴이 썩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안방에서 자니까 소리내서 울지도 못하는 우리 모녀의 밤도 싫고
이 상황에 멍청하게 고민만 하고 있는 저도 싫습니다.
작은 조언이라도 하나 부탁드릴게요.
두서 없는 긴 글 모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