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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결합 후 적극적으로 부부생활을 하지 않았어도 이혼사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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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정화변호사 작성일17-10-31 13:21 조회2,3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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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요지>
원·피고가 협의이혼을 하였다가 딸의 혼인을 앞두고 다른 가족들이 재결합을 권유하자 다시 혼인신고를 하였고, 그 뒤 원만한 부부 공동생활관계를 곧바로 형성하지는 못하였지만, 각종 경조사에 부부로서 참석하고 피고가 수시로 원고의 집을 찾아와 빨래와 청소를 하여 주는 등 원만한 관계회복을 위하여 노력하던 중, 원고가 다른 여자를 데리고 들어 와 피고를 냉대하는 등 핍박을 한 경우, 비록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적극적인 혼인공동생활을 영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 판결전문>
【당 사 자】
원고, 피상고인 남○○
피고, 상고인 이○○

【원 심 판 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03. 1. 9. 선고 2002르57 판결

【판 결 선 고】
2003. 5. 13.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1. 원심은 그 채용한 증거에 의하여, 원고는 처인 피고와 1963. 3. 19. 혼인하여 1남 3녀의 자녀를 두었는데, 1986. 1.경 외아들인 남××가 사망한 이후 혼인관계가 파탄되어 1988. 4. 4. 협의이혼을 하면서 별거하기 시작한 사실, 그런데 막내딸인 남◇◇가 혼인을 앞두고 종가집인 시댁 식구들에게 면목이 서지 않을 것 같다면서 원고와 피고의 재결합을 원하였고, 남◇◇의 이러한 부탁을 받은 언니 남□□이 원고와 피고에게 재결합할 것을 적극적으로 요청하자, 원고와 피고는 남□□의 설득에 의해 1996. 8. 28. 다시 혼인신고를 한 사실, 원고와 피고는 1997. 1.경 남◇◇의 결혼식이 끝나고 원고의 친지들과 함께 횟집에서 같이 식사를 한 후 원고의 집에서 늦게까지 함께 놀았고, 남◇◇가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에도 원고와 피고가 원고의 집에서 함께 남◇◇ 부부로부터 절을 받았던 일은 있으나, 원고와 피고가 위 혼인신고 이후 현재까지 같은 집에서 함께 생활하거나 지낸 일은 없으며 계속 별거하여 오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런 다음 원심은, 원고와 피고는 1996. 8. 28.의 혼인신고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원만한 부부간의 공동생활관계를 형성한 일이 전혀 없고 앞으로도 원만한 부부간의 공동생활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할 것인데, 이는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이혼사유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된다고 판단하고, 나아가 원고의 이 사건 이혼청구가 혼인관계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유책배우자의 청구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설령 원고가 부부공동생활 관계를 새롭게 형성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한 바 없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원고가 위와 같이 혼인관계가 파탄된 것에 대하여 전적으로 또는 주된 책임이 있어서 이혼청구를 할 수 없는 유책배우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위 주장을 배척한 후, 원고의 이 사건 이혼청구를 그대로 인용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⑴ 혼인은 남녀의 애정을 바탕으로 하여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도덕적·풍속적으로 정당시되는 결합으로서, 부부 사이에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므로(민법 제826조 제1항), 혼인생활을 함에 있어서 부부는 애정과 신의 및 인내로써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며 보호하여 혼인생활의 유지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혼인생활 중에 그 장애가 되는 여러 사태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부부는 그러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일시 부부간의 화합을 저해하는 사정이 있다는 이유로 혼인생활의 파탄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러한 부부간의 동거·부양·협조의무는 애정과 신뢰를 바탕으로 일생에 걸친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혼인의 본질이 요청하는 바로서, 부부 사이에 출생한 자식이 없거나 재혼한 부부간이라 하여 달라질 수 없는 것이고, 재판상 이혼사유에 관한 평가 및 판단의 지도원리로 작용한다(대법원 1999. 2. 12. 선고 97므61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민법 제840조 제6호 소정의 이혼사유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 함은 부부간의 애정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할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혼인계속의사의 유무, 파탄의 원인에 관한 당사자의 책임 유무, 혼인생활의 기간, 자녀의 유무, 당사자의 연령, 이혼 후의 생활보장, 기타 혼인관계의 제반 사정을 두루 고려하여야 하며, 혼인생활의 파탄에 대하여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대법원 1991. 7. 9. 선고 90므1067 판결, 위 97므612 판결 등 참조).

⑵ 기록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는 1963. 3. 19. 혼인신고를 한 이래 원만한 혼인생활을 영위하여 왔으나, 1986. 1.경 외아들인 남××(1964년생)가 군복무 중 사망한 이후 원고가 피고를 학대하고 구타하여 1987. 11.경 피고가 신경정신과병원에 입원하는 등의 파탄 과정을 거쳐, 쌍방의 합의에 따라 1988. 4. 4. 협의이혼을 하게 되었던 사실, 그 후 원고와 피고는 재혼을 하지 않은 채 각기 강릉 시내에 거주하면서 딸들과 교류하며 지내왔는데, 막내딸인 남◇◇(1973년생)의 혼인을 앞두고 위 남◇◇와 장녀인 남□□(1962년생) 등 가족들이 원고와 피고의 재결합을 권유하면서 설득하자, 원고와 피고는 이에 응하여 1996. 8. 28. 다시 혼인신고를 하게 된 사실(당시 원고는 61세이고 피고는 56세였다), 그 후 원고와 피고는 원만한 부부간의 공동생활관계를 곧바로 형성하지는 못하였지만, 남◇◇의 혼인을 포함한 각종 경조사에 부부로 참석하면서 지냈을 뿐만 아니라, 피고는 수시로 원고의 집에 찾아가 머물면서 빨래와 청소를 하여 주는 등 원만한 혼인관계를 위한 노력을 다하였고, 이에 원고가 적극적으로 응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대로 상당한 기간 동안 원고와 피고의 관계는 개선되어 가고 있었던 사실, 그런데 원고는 1998년경에 이르러 아들을 얻어야겠다고 말하면서 다른 여자를 집안에 끌어들이고 피고를 냉대하는 등 핍박을 계속해 오다가, 급기야 위 혼인신고 자체가 원고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1998. 2. 11. 피고를 상대로 혼인무효확인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소송은 제1심과 제2심에서의 원고 패소판결을 거쳐 2001. 8. 22.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로 종결될 때까지 3년 이상이나 지속되었으며, 원고는 위 대법원판결이 선고된 직후인 2001. 10. 4. 또 다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면서 피고에게 일방적으로 이혼을 요구하고 있는 사실, 피고는 자식들의 아버지인 원고와의 혼인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져 원고와 함께 여생을 마치기를 바라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⑶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고와 피고는 가족의 설득에 따라 재결합의 의사로써 1996. 8. 28. 다시 혼인신고를 한 것임이 분명하고, 당시 원고와 피고의 연령과 재결합의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가 원만한 공동생활관계를 곧바로 형성하지 못하였다고 하여 그리 이상할 것도 없는 데다가,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는 특히 피고의 노력으로 상당히 개선되어 가고 있었으므로, 그러한 상태에서는 원고와 피고가 적극적인 동거생활을 영위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민법 제840조 제6호가 규정하는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다만 원고와 피고의 혼인관계는 1998년 이후 더 이상 개선되지 못한 채 급속히 악화된 결과,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피고의 노력과는 정반대로 혼인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채 오히려 재결합의 취지에 반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혼인관계 자체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면서 다른 여자를 집안에 끌어들이고 피고를 내치는 등의 행위를 서슴없이 한 원고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말미암은 것이므로, 그러한 유책배우자인 원고의 이 사건 이혼청구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이다. 나아가 원심과 같이 혼인관계를 가볍게 보게 되면, 원고가 자신의 일방적인 의사만으로 언제든지 피고와의 혼인관계를 끝낼 수도 있다는 결과에 이르게 되는바, 이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새롭게 형성된 혼인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구체적인 타당성을 갖추지 못한 것일 뿐만 아니라, 안이하게 이혼을 허용하는 것이 되어 부당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⑷ 결국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만으로 원고의 이 사건 이혼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에는 민법 제840조 제6호의 이혼사유 및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채증법칙에 위배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고,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대법관 이용우
대법관 서 성
대법관 배기원
주 심 대법관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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